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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하지만 뜨겁게
심장이 뛰는 방향으로 걷기
2023년 3월 14일

초등학교 6학년 때 두발자전거를 처음 배웠다. 가장 어려웠던 건 브레이크 밟기와 핸들 방향 틀기였다. 이 두 가지는 약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쉽지 않다. 나는 겁이 많은 편이라 과감히 방향을 틀 만큼의 용기가 없었고, 대부분 가는 길에서 멈췄다. 정해진 틀에 답답해하면서도 안정감을 느끼며 지낸 거다.

대학교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학문을 접한 건 좋지만 원하던 전공을 택한 건 아니었다. 상상하던 미래와 달랐기에 오랫동안 품은 꿈을 접었다. 동화처럼 모두가 원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합리화하면서도 조금은 슬펐다. 그런데 작년 말, 기적 같은 기회가 왔다. 《캠퍼스플러스》에서 학생 기자를 뽑는데 잡지를 제작하는 전 과정 경험이 가능하다는 공고였다. 제출할 영화 감상문과 자기소개서를 쓰는 내내 정신이 번쩍 들었고, 아직 붙은 게 아닌데도 들떴다. 떨어지더라도 오랜만에 재밌게 글을 썼으니 실망하지 말자는 다짐을 했다.

1차 합격 문자를 받았다. 내 글이 아주 쓸모없는 건 아니라는 확인 같아 기뻤다. ‘쟁쟁한 사람이 많을 텐데 왜 나를 뽑았을까’ 하는 감사한 의문도 들었다. 처음으로 대면 면접을 보러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커피 석 잔을 내리 마신 것처럼 심장이 크게 뛰었다. 설레면서도 언제 다시 올지 모를 기회 같아 절박했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최종 합격 발표 날, 전공 강의 시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거리가 조금 있는데 학기 중에 대면 활동이 가능하냐고 물으셨다. 무조건 된다며 답했다. 사실 마땅한 대책은 없었지만 그만큼 진심이었다. 통화 후 합격 문자가 왔다. 스무 명 넘게 앉은 강의실에서 벅찬 마음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원래 장래 희망에 대해 알던 친구는 자기 일처럼 축하해줬다.

그때 아직 꿈에 대한 첫사랑을 버리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잊으려 해도 심장이 뛰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책 없이 달렸으니까. ‘좋아한다’와 ‘잘한다’는 동의어가 아니니 부족한 내 모습에 좌절할 때도 있겠지만 이상하게 무섭지는 않다. 놀이기구를 타듯 짜릿한 순간도 함께일 거라 믿는다.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 그래서 2학년을 마친 후 처음으로 휴학했다. 누군가는 별거 아닌 일이라 생각하겠지만 비장한 마음으로 뛰어들려고 한다. 후회, 기쁨, 성취, 실패까지 전부 내가 책임져야 하는 몫이니 못 먹어도 고. 다짐만 한 채 나아가지 않는다면 모든 건 그대로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아쉬움 없이 갈 거다.
CREDIT
임채연 인턴기자

#임채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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