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외계인?
MZ세대를 보는 사회의 양면성
2023년 1월 20일
MZ세대를 제목으로 한 기사가 하루에도 수십 개씩 쏟아진다. 본문은 청년 인턴, 대학 생활 등 20대를 대상으로 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MZ는 이렇다’라는 부정적 목소리도 크다. 하지만 실제 MZ세대는 10대부터 40대까지를 포함한다. 누구도 공감하지 않는 이 간극은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MZ세대는 공감하지 않는 'MZ세대'

산업화 세대, 베이비부머, X세대 등 ‘세대’가 없으면 사회를 어떻게 설명할까 싶을 만큼 인구집단을 묶는 세대론 역사는 유구하다. 지금 가장 주목받는 세대는 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한 MZ세대. MZ를 분석하는 책, MZ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심지어 정치권마저 MZ 환심을 사기 위한 공약이 넘쳐난다. 기성세대는 공존하려는 목적으로, 언론은 세대 간 차이를 조명하려고, 기업은 소비를 끌어내기 위해, 정치권은 표를 받기 위한 이유로 계속해서 세대론을 외친다. 하지만 정작 MZ에 묶인 이들은 오히려 되묻는다. “그거 억지 아니에요?”

많은 언론은 보통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를 묶어서 MZ라고 부른다. 이를 현실에 반영하면 대학생부터 기업의 관리자급 직원까지 같은 테두리 안에 들어가는 셈이다. 이처럼 범위가 너무 넓다 보니 정작 이에 해당하는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나아가서는 불쾌감을 표출하기도 한다. 어느 때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빠른 현재, 30년을 한 그룹으로 묶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2022년 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사람이 생각하는 ‘MZ세대 범위’는 16~31세였다. 많은 사람 인식에서 MZ세대는 대체로 Z세대를 가리키는 것이다. 더불어 Z세대 응답자 61%는 밀레니얼과 같은 세대로 보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당사자들이 환영하지 않는데 왜 하나로 묶인 걸까? 그나마 공통점을 찾자면 전쟁이나 산업화, 민주화 등 역사 경험이 없으며 디지털에 친숙하다는 거다. 온라인에서 맺은 수평적 관계에 익숙하기 때문에 한국식 조직문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점도 비슷한 편이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세대 간 차이는 크다. 1980~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컴퓨터가 급속도로 보급된 시절을 겪었다. 버디버디, 세이클럽, 싸이월드 등 인터넷 채팅을 통해 친목을 쌓았다. 즉 인터넷 발달과 함께 성장한 디지털 유목민인 것. 반면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다. 스마트폰이 PC를 대체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고, 후기 Z세대의 경우 PC보다 스마트폰을 훨씬 빨리 접했다. 온라인 채팅보다는 SNS 메신저나 카카오톡이 익숙하다.


편 가르기가 된 알파벳 놀이

사실 이 세대론의 가장 큰 문제는 편 가르기다. 많은 미디어가 MZ세대를 신념대로 소비하는 세대,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진 세대 등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이들처럼 그렸다. '요즘 애들' 트렌드를 탐구하고 그들의 유행을 따라가며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모순적이게도 MZ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경우도 있다. 특히 직장 내 MZ세대 비율이 점점 높아짐에도 사회생활 경험이 적은 2~30대를 깎아내리는 멸칭으로 사용한다. 끈기가 없고, 자기중심적이며, 연봉을 좇아 언제든 회사를 떠날 준비가 됐다는 의미로 쓰는 것이다.

2017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실린 ‘밀레니얼과 충성심의 종말(Millennials And The Death Of Loyalty)’ 기사에서는 밀레니얼 세대 직장관을 이렇게 묘사했다. ‘밀레니얼은 충성심이라는 개념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가만히 머물면 망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개구리가 점프하듯 계속해서 직장을 옮겨 다닌다.’

정말 ‘요즘’ 젊은 세대는 일이 조금만 힘들어도 나가떨어지는 사람일까? 참을성이 없어 개구리처럼 직장을 자주 옮길까? 도서 《세대 감각》에 의하면 이 명제의 반대가 사실에 더 가깝다. 미국은 이미 1983년부터 2~30대 이직이 잦았다. 영국 경제 싱크탱크 ‘레솔루션 파운데이션(RF)’은 X세대가 그 나이였을 때보다 현재 밀레니얼 세대의 자발적 직장 이동 가능성이 약 25% 낮다고 분석한다. 특별히 지금 젊은 사람 인내심이 얕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일부 기성세대는 MZ세대를 ‘부족한 것 없는 환경에서 자라 자기중심적이고, 눈앞의 행복만을 추구하며, 열정이 부족하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알고리즘을 통한 맞춤형 콘텐츠를 대거 소비하기 때문에 특정 정보만 접하며 확증 편향을 경험하기 쉽다고도 한다. 이런 분석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100% 맞는 말도 아니다. 일부 특징으로 한 세대를 정의하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우려가 있다.


알파벳 잇기보다 중요한 문제

2~30대를 지칭하는 MZ세대는 전 세대 중 가장 높은 우울증 비율을 보이고, 주거 불평등 같은 여러 문제를 가진 사람이 많다. ‘MZ세대론’이 가진 문제는 이러한 부분을 외면한 채 젊은 세대를 단순한 특징으로 정의 내리는 것에서 논의가 끝나버린다는 점이다. 알파벳 붙이기만 반복할 게 아니라 사회 구조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세대론 너머에 존재하는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이제 언론은 Z세대 다음으로 A(알파) 세대를 거론한다. 물론 연령대로 구분해 특징을 분석하고 경향성을 따지는 세대론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한 세대에만 집중하지 않고 특정 세대와 다른 세대 특징을 분석한다면 오히려 더 폭넓은 이해를 돕기도 한다. 그러나 그 역시 대다수 특징이거나 흐름일 뿐, 전체를 대변할 수 없다. 한 세대 안에서도 여러 성향이 공존하고 개인은 글자 그대로 낱낱의 존재라는 점을 인식하며 다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CREDIT
양지원 기자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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