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기보다 어려운 비우기
명상
2022년 7월 11일
바이러스가 세상을 뒤덮으며 찾아온 ‘웰니스(wellness)’ 열풍. 웰빙, 갓생 등 때마다 부르는 이름이 달라질 뿐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살자’는 모토는 같다. 코로나19로 타인과 거리를 두며 자연스럽게 ‘나’에 집중하게 됐고, 코로나 블루를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해 마음 돌보기가 중요해졌다. 몸은 물론, 마음 건강도 중요한 시대. 차분히 나를 살피고 다스리는 명상을 해보자.


명상 들여다보기
‘명상’이라는 말은 다소 종교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고대 종교로부터 기원한 문화이니 당연하다. 여러 학자는 기원전 5~6세기경 도교, 힌두교, 불교 등 종교 활동에서 정신 수행을 목적으로 발전했다고 본다. 종교 활동으로서 역사는 아주 오래됐지만 일반 대중이 명상을 가까이 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1960년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평화와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히피 문화가 유행하며 정신 활동에 관심이 높아졌다. 그 사이에서 동양 문화에 심취하는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이 퍼졌다. 서구 문화보다 정신적이며 자연과 가까운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 영국 밴드 ‘비틀스(The Beatles)’가 활동 중 돌연 인도로 불교 수행을 떠나 요가와 명상이 대중에 알려진 영향도 있다. 일반 대중에게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안다.

동양 문화로 여겨졌던 명상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 서구로 퍼졌던 명상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성장해 미국, 유럽 등에서 명상 관련 서비스가 크게 성장 중이다. 이 흐름이 한국에도 퍼지며 역설적으로 아시아 문화가 ‘역수입’됐다고 표현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명상 앱 ‘캄(Calm)’은 2020년 글로벌 다운로드 8,000만 건을 넘겼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 가치가 약 10배 이상 상승해 현재 2조 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명상, 효과가 있나요?
명상 서비스 ‘헤드스페이스(Headspace)’는 명상을 ‘기술이자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침착함, 명확함, 충족감, 연민 등을 키우며 더 열린 마음을 위해 수행하는 것이라 덧붙인다. ‘생각 비우기’라는 말은 없다. 명상의 목적은 잡념 떨치기. 모든 생각을 비우지 않아도 된다. 더불어 잡념은 떨쳐야 하지만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은 흘러가게 두라고 조언한다. 복잡함은 잠시 접고 마음의 평화를 느끼는 것. 바닥과 닿은 신체에 집중하거나 머릿속에 하나의 점을 만들어 들여다봐도 좋다. 최근 유행한 ‘물멍(물 보며 멍때리기)’, ‘불멍(불 보며 멍때리기)’도 명상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명상은 이미 가까이에서 유행 중이었다.

▶ 사진 출처_도서 《명상하는 뇌》

최근 명상은 종교 수행에서 나아가 웰니스와 연결 지은 ‘마음 챙기기’ 일환이 됐다. 여러 뇌과학자 및 심리학자가 명상의 과학적 효과를 연구하기도 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겸임 교수를 지낸 다니엘 골먼(Daniel Gloeman)과 위스콘신 대학교 심리학과, 정신의학과 교수 리처드 J. 데이비드슨(Richard J. Davidson)이 2017년에 펴낸 《명상하는 뇌》 번역판이 지난 5월 국내에 출간됐다. 책에서는 6천여 편에 달하는 명상 과학 분야 연구 논문을 검토해 명상의 실질적 효과를 밝힌다. 분석에 따르면 명상은 스트레스 반응을 감소시키고 회복탄력성을 높인다. 공감적 관심이 증가해 타인을 위로하는 능력도 향상된다고. 또한 꾸준히 명상하면 주의력과 기억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검증했다고 설명한다.

나에게 맞는 명상 찾기
코로나19 유행이 주춤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자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고 있다. 동국대학교에서 개최하는 서울국제명상엑스포는 6월 17일부터 3일간 명상 과학 연구 현황과 강연, 가상전시관을 마련하고 체험 행사를 열었다. 마음토닥 청년센터는 부산 해운대구과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해소 명상’을 진행했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으로, 4일 만에 100명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였다. 해운대구는 오는 9월 프로그램 추가 계획을 밝혔다. 또 강원 원주시에 위치한 ‘뮤지엄 산’은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설계로 2018년 명상관을 열었다. 사전 예약을 통해 40평 면적 돔 공간에서 쉼 명상, 음악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외에 군산시, 김제시, 경북 봉화군, 대구 중구 등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시민 건강을 위해 곳곳에 명상 숲을 조성하고 있다.

▶ 사진 출처_넷플릭스 ‘헤드스페이스: 명상이 필요할 때’

스마트하게 명상하는 방법도 있다. 앞서 언급한 ‘캄’은 명상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앱으로,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한다. 명상 입문자를 위한 프로그램부터 숙면을 위한 영상, 애도하는 명상, 7일 또는 한 달 등 기간에 맞춘 세션까지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다. 2019년 10월부터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갤럭시 스마트폰 ‘삼성 헬스’ 앱에서도 지원한다. 이외에 국내 앱인 ‘마보’, ‘코끼리’ 등이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보통 명상 앱은 무료 체험 기간 제공 후 유료 결제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넷플릭스를 구독한다면 ‘헤드스페이스’를 검색해보자. 넷플릭스는 헤드스페이스와 협업해 오리지널 명상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한국어 자막과 더빙도 지원한다. 2021년 입문자용 명상 시리즈 공개에 이어 숙면을 위한 명상, 시청자 선택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명상도 제작했다. 본격적 도전이 부담스럽다면 유튜브를 통해 시도해도 좋다. 명상을 돕는 가이드 영상부터 ASMR과 명상 음악을 추천하는 채널 등 선택지가 다양하다.

많은 명상 전문가는 하루 10분만 꾸준히 실천해도 큰 효과가 있다고 추천한다. 특별한 공간이나 준비 없이 침대에 편하게 누워 자기 전 간단히 명상해보자. 복잡한 현대인의 삶과 고민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호흡에 집중해 잡념을 날리고 나에게 집중하는 것. 조금이라도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면 하루 10분은 기꺼이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
CREDIT
김혜정 기자

#김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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