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기,
취업에 정말 불리할까?
2021년 2월 1일
“공백 기간이 취업에 영향을 많이 끼칠까요?”

얼마 전, 취업을 준비하는 경영학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던 중 위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 학생의 사연은 이러했다. 집안 사정이 넉넉지 않아 학교에 다니던 중간에 몇 차례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보태야 했다. 졸업이 몇 년 늦어지다 보니 다른 취준생보다 나이가 많은 편이 됐고, 이 때문인지 서류 통과가 잘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최근 어렵게 얻은 기회로 간 면접장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첫 취업이 조금 늦은 편이시네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긴장되기도 하고, 또 뭔가 위축되는 마음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고 한다. 사실 공백 기간에 대한 질문은 꽤 자주 받는 편이다. 하지만 이런 케이스를 보면 질문받는 입장에서도 상당히 마음이 불편해진다. 죄를 지은 것도 없는데 왠지 뭔가 잘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탓이다.

우리 사회는 휴식에 대해 곱지 않은 선입견을 품고 있는 것이 아닐까.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의 흠이나 트집도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학교 졸업, 그리고 취업까지 한 치의 틈이 생기지 않도록 모든 타임라인을 완벽하게 설계하고 실행해야 성공의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지. 그래서 남들보다 졸업이 늦어지고, 정확히 정의 내릴 수 없는 휴학 기간이나 취준 기간이 생기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겁을 먹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하게 된다. 이런 우려 섞인 질문을 받았을 때 반드시 해주는 조언이 있다. 공백기는 결코 불리한 사유가 되지 않으니,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답변하면 된다고.

면접관, 또는 채용 평가자가 지원자의 공백기에 관심을 둔다면 충분히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그 기간 동안 회사나 직무와 관련된 결과물이 없다면 자신의 약점이 되리라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공백기가 있는 지원자들이 어떻게든 그 기간 동안 결과물이 있었다고 어필하는 모습을 면접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면접관, 평가자의 생각은 그렇게 팍팍하지 않다. 신입이 완벽하게 우리 회사만, 이 직무만 보고 평생을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다양한 경험과 고민을 통해 직무를 고르고 회사를 선택한 지원자가 더 현실적이고 진정성 있게 느껴진다. 그래서 공백기에 대해 대단한 설명이나 화려한 결과물을 보기 위해 질문하기보다 이 기간 동안 지원자가 어떤 경험을 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순수하게 지원자를 더 알고 싶은 마음으로 질문한다.

공백기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자. 신입사원 지원자에게 로봇 같은 철저함을 기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하여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자. 결국 평가자도 사람이다. 팀으로 일해야 하는 숙명을 가진 회사원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가장 찾고 싶다. ‘사람’은 원래 완벽하지 않다.



PROFILE

이형근

경력
(現) 키더웨일엔터테인먼트 인사담당 이사
(現) 잡코리아 취업팁 칼럼니스트 및 유튜브 패널
(前) 삼성 계열사 인사팀
(前) 피키캐스트 <인사팀 멍팀장> 콘텐츠 에디터

저서
브런치 <당신이 몰랐던 취업의 기준>
카카오페이지 <나는 인사팀 직원입니다>

학력
건국대학교 대학원 문화정보콘텐츠학과 커뮤니케이션학 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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