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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도 환기가 필요해
2020년 12월 14일
대청소를 하려면 창문을 열고 환기부터 시키는 것처럼, 오래된 나쁜 습관을 버리기 위해선 생각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뭔가 안 풀리고 답답하다면 생각의 방향을 틀어보자. 나쁜 습관을 고치는 건 어렵지만, 생각의 방향을 트는 건 창문을 여는 것만큼 의외로 간단할지 모른다.


생각은 그냥
‘하게 되는 거’ 아냐?


어릴 때부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성공의 비밀을 알려준다는 자기계발서도, 수업 시간에 듣게 된 강연에서도 그랬다. 하지만 나에겐 그 말이 하나도 와닿지 않았다.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결과론적인 말이라 치부했다. 생각이라는 게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

‘저절로 하게 되는 것’ 아닌가? 차라리 최악을 상상하는 게 나았다. 그래야 결과가 나왔을 때 이미 상상한 최악에 비하면 그나마 낫다고 스스로 위안할 수 있었다. 나는 자신에게 실망하지 않기 위해 애초에 기대하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

하지만 최악을 상상하는 방어기제는 때때로 무기력증을 불러왔다. 일주일에 반 이상을 침대에 누워 아무 의미 없이 시간을 죽이고, 해야할 일들이 머릿속에 떠다니는데도 침대에서 도저히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대외활동이나 자격증 같은 스펙에 도움이 될 무언가를 해야할 것 같아도, 시작에 앞서 또다시 부정적인 생각이 나를 가로막았다. ‘만약 대외활동을 지원했다가 떨어지고 시간만 버리면? 학점관리를 못 하면? 스펙도 학교생활도 둘 다 망치면 어쩌지?’하는 걱정만 앞세웠다. 그렇게 시작하기도 전에 최악을 상상했고, 생각 속의 나는 당연히 실패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무기력증의 원인을 깨닫게 된 건 우연이었다. 인턴 지원을 고민하던 어느 날, 친구는 나에게 잘 어울리는 일 같다며 격려해줬다. 나는 여느 때처럼 “안 될 것 같긴 해. 스펙도 없는 나와 달리 대단한 사람들만 지원하던데.”라고 말했다. 그런데 부정적인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방금까지 도전해보려던 회사가 절대 꿈도 꿀 수 없는 곳처럼 느껴졌다. ‘안 될 텐데 뭐 하러 지원하지?’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 삭제도 제출도 하지 않고 미완성으로 남아있는 자소서 파일이 눈에 들어왔다. 그제야 내가 왜 자주 무기력감에 빠졌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습관화되면서 내 에너지를 갉아먹고, 의욕을 빼앗아간 것이다.


새로운 나에게
적응하는 연습


부정적인 사고방식은 아주 오래된 습관이라 단숨에 고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중요한 건 사고방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자괴감에 빠지는 대신 의식적으로 생각의 방향을 바꾸고 당장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반나절 넘게 누워 있다가 하루를 버렸다는 생각이 들면 원래의 나는 ‘오늘은 이미 누워서 시간을 다 보냈으니 포기해야지’라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아직 자기 전까지 4시간이나 남았으니 밀린 빨래를 돌리고 일기를 써야겠다’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려 했다.

처음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하는 스스로가 오글거리기도 했고, 누구에게 잘 보이려는 것처럼 생각을 꾸미는 기분이라 거부감도 들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려는 노력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원래 내 모습인 것처럼 익숙해졌다. 또 점점 의욕을 되찾게 되면서 스스로 맞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걸 확신하게 됐다.

최근 홈트에 재미를 붙였다. 처음 배울 때는 동작을 정확히 따라 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 복근 운동을 한답시고 허리에 온 힘을 줘서 파스를 붙이고 잠드는 날의 연속이었다. 계속된 연습 끝에 동작이 익숙해지고 나니 어디에 힘을 줘야 할지 감이 왔다. 그제야 엉뚱한 곳이 아닌 뻐근해진 아랫배를 부여잡을 수 있게 됐다. 써보지 않은 근육을 쓰는 데에 연습이 필요하듯 생각도 마찬가지다. 변하고 싶다면 낯설더라도 새로운 내 모습에 적응할 때까지 시간을 들여 연습해보자. 근육 쓰는 방법을 익히듯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연습하다 보면, 변화된 내 모습이 마치 원래의 나인 듯 익숙해지는 날이 올 것이다.

#이은경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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